INSPER

사진집이면서 증언을 토대로 쓴 글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사진을 글과 함께 흐르게 편집했다. 1950-1980년대 흑백 산 사진은 디지털 파일의 명암과 강한 대비를 지면에 옮기기 쉽지 않은데, 이를 위해 옵셋 인쇄 환경에 맞게 보정하고, 교정쇄로 여러 용지를 테스트하며 최적의 결과물을 끌어내야 했다. 본 인쇄에서는 (사진을 분판해 2도로 찍는 방식이 아닌) 1도 먹판을 한 판씩 더 출력해 옅은 먹으로 한 번 더 눌러 찍는 보색(補色) 인쇄를 시도함으로써, 흑백 대비가 강조된 고전적 분위기를 살렸다. 이를 위해 도톰하면서도 가볍고, 고농도 인쇄 후 건조가 잘 되는 종이가 필요했다. 표지와 면지는 검정으로 묵직하게 잡았고, 재킷에는 사진을 전면으로 깔아 시원한 자연 풍광을 재현했다. 가로로 긴 파노라마 사진의 비례가 표지 양면의 비례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앞표지에는 산세가, 뒤표지에는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놓여 ‘산과 사람들’을 고르게 담은 내용을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