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PER

‘가족’이라는 이유로 언어폭력을 일삼는 무례한 엄마 아빠, ‘친구’라는 핑계로 따돌림과 멸시를 일삼는 또래들, 심지어 비슷한 처지라 여긴 이가 ‘그루밍 성범죄’를 저지르고 있음을 알고 이를 헤쳐 가는 열여덟 살 나연의 이야기가 세밀하게 기록된 소설이다. 힘겹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자신의 힘으로 해결해 나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어둡지만은 않게 담아내야 하는 점이 편집과 디자인의 가장 주요한 포인트였다. 매직터치 종이를 표지로 쓰면서 최소한의 색(먹)으로 주인공이 처한 상황과 그에 굴하지 않는 단단한 눈빛을 독자들에게 적확하게 가닿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디자이너의 탁월한 종이 선택으로 그림과 표지 구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결과가 되었다. 또한 제목에 에폭시 후가공을 넣어 입체성을 주고자 구성하였고 무광코팅으로 세련미를 부각하였다. 더불어, 면지는 매직칼라 회색을 활용하여 책 전반의 톤과 분위기에 이질적이지 않은 느낌을 자아내고자 했다.